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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월 김혜숙 2017. 10. 10. 23:19

 

 

하릴없이 분망 한 한나절 지나고

온종일 문밖에 싸늘한 바람이

덜컹대고 이젠 서리마저 내리는데

왜 혼자 그리운 것은 무엇인지

 

낯 붉히며 익어가는 것들

농익을수록 터질듯한

풍만한 가슴만큼

대봉감은 미어질 듯 익어

그 무게에 못 견뎌 지상에 뭉개지고

빼곡히 주렁 거리는 애먼 감의 체온

입안에 달기만큼 따뜻한데

 

가지 사이는 버림처럼 비워 가는 텅 빈

우유부단이 가득해 쓸데없이 안쓰러워

애먼 감 때문이라 하며 목젖이 아프다

 

[ 애먼 감 ]-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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