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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김기림 김춘수 백석 이상 윤동주가 되어 ( 도쿄 문학기행 중에서) 나는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도착하면서 일제강점기 앞에 섰다 천재 문예 창작을 몸에 두르고 처절했던 공부와 싸워 이겨 최고 학부가 되었고 신 앞에 머리 조아려 기도하며 성도와 밤을 읊었다니 그것은 신에게 나를 기대기 위한 내 손바닥과 손깍지에 힘을 넣기 시작했다는 것 쉽게 시가 써져서 괴로운 조국 생각 그 하숙방 터전 앞에 속마음 뭉글뭉글 육첩방 그 안에서 속 울음했을 그분 내리막길에서 나도 가슴에 짠내를 느꼈다 유학생의 몸으로 남의 나라 병원 침상에서 아내에게 마지막 한마디 건넨 멜론이 먹고 싶다 했던 곳 그곳은 이미 그 멜론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황금에 눈먼 과일이 되어있었다 내가 지하 세상 길목을 찾아 나가는 것과 같이 일제강점기 이..
한 번은 쏴~아하고 밀려들더니 그 한줄 또 달음질치고 문학의 중심은 시라 하는데 앙앙대다가 양양대는 하얀 양털 가죽 벗겨내고 사륵사르르 문소리 나는가 싶더니 쫓아가는 수평선 멀리 당신 발자국 모래밭에 새겨 두고 헤어질 결심 바다 돌 사이로 두 가슴 녹여낸 포말 포말 그 바다에 나와 널 두고 영혼만 돌아왔다 또 만나자 아양 떠는 파도 아닌 양양
발 디딜 틈도 없는 잡풀 무성한 묵정밭에 꾸구리고 앉아 한심한 세상을 본다 이 하루도 하릴없이 썩히고 말았다 쥔 것 하나 없이 뒹굴다 언덕에 노을이 진 것보고 저녁인 줄 알고 누구나 아침에 눈 뜨면 자기 할 일 하러 안간힘을 쓰며 밀림 숲으로 떠나는데 밀림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선량한 초식동물들과 사나운 짐승 함께 하는 밀림 세상이 바뀌고 세월 흐름에도 눈만 뜨면 변함없이 사느냐 죽느냐에 있다 [그러니 사람이다]ㅡ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