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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에 잠기어

은월 김혜숙 2014. 8. 13. 16:31

 




가을 시에 잠기어


                         은월 김혜숙


누구나 이 가을 기운에

젖지 않을 수 있으리


계절은 헤어짐이 아쉬운

내 사랑 허투루 버리지 않기를

다짐해 보고

여름은 청춘처럼 좋았듯


모든 이들이 가을라는

붉은 그리움 애잔히

호사를 누려 보려 하듯


그동안에 베푼 사랑 싯귀

옥수玉水에 담아 생기를 불어

살아 영글은 첫 가을 들에 펼친 이삭들


세상은 많고 많은 글자로

가을 걷이 볕단처럼 쌓이고

어수선한 도심에서도 무던한 

내 대지는 내 설익은 시는

자연을 부르는 심장소리 들으며

점점 나락되어 묶여간다.


귀뚜리 우는 밤을 새고

시 읽어내는 새벽을 깎으며

슬며시 던져 놓는 쓸쓸함

못내 시도 붉은 가을 들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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