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그녀이야기-(부제-젊은 이별) 본문
그녀이야기-(부제-젊은 이별)
은월 김혜숙
사거리 신호등 건널목
머리에 서광을 달고
그녀는 걸어 다가왔다
돌다리 전철역 계단에서
내려오는 그녀가 방긋 웃으며
가슴에 안기어 풍선을 탔다
봄날 구리시장 어귀 골목
사랑에 푹 익은 아이처럼
예쁜 입술로 조잘대면
짙은 향기 코끝에
눈 감게 했다.
시네마 극장 영화관에서
그녀는 가슴에 귀를 대고
아기처럼 꿈속으로 들어갔다.
아프지 말라고 눈을 귀엽게
흘기며 약봉지 안기고 뛰어간
돌다리 사거리 신호등
봄에 꽃으로 온 그녀는
가을에 낙엽으로 갔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돌다리 사거리
신호등에 그녀가 가끔
안개처럼 웃고 서서 걸어오면
심술 궂은 파도가 넘실대며 눈앞을
가로막는다.
이별이 섬섬하게 가버리고
이제는 저 신호등 불 바뀌면
그녀는 가슴의 푸른들처럼
너울대며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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