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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성

호두를 두들기는 여자

은월 김혜숙 2014. 11. 4. 00:50



호두를 두들기는 여자


                   은월 김혜숙

밤마다

몰래 도깨비

방망이질을 한다.


 곱씹고 곱씹은 낱말

호두 속에서 널브러지고


고랑을 타고 도는

내 언어들이 들어차

갈 길을 잃어 간다.


쭉정이와 가라지가

분별없고 대책 없는

천식 걸린 기침

무시로 터져 나온다.

 

온몸 꼬고 뱁새눈을 뜨며 

서로 노려보던 순간

사투 끝에 조각난 낱말


늙은 여자의 고랑 틈에서

호두 깨는 소리가 

허망하기가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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