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장어구이 본문
장어구이
은월 김혜숙
장어란 놈이 미끈하게 잘 빠져
감질나게 맛나기도 하겠네
펄떡대는 장어머리를 잡고
나무 도마 굵은 못에
대가리를 끼워 발가 벗기자
또 한 마리의 장어가
사내의 팔뚝에서 꿈틀 요동을 친다
팔뚝에 사는 장어는
사내에게 삼손의 힘을
섞어내듯 부지런하다
성벽하나가 무너트리 듯
숯불에 지글거리는 소금구이
사내의 팔 털끝에도 소스와 함께
짭찌르 뽀글거린다
한점 집어
깻잎쌈 입속에 넣고 맛도
느끼기도 전 장어는
꼬리를 치며
힘,
힘,
힘,
어느사이 사내 팔뚝이
지나는 사람 붙잡는 소리
팔당댐 무너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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