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어느 칠월 본문
어느 칠월
은월 김혜숙
북한산 호랑이 굴에서
비명을 지르며 온통 신선을
깨운 죄로 좁은 굴을 통과하고
다리 쥐가 났던 칠월이었다
.
영릉에선
죽어간 이들이 도시락을
까먹으며 인수봉을 가지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
가만히 듣자 하니
서로 정상을 향한 딛음이
올바르지 못했다며
바람이 훈계 중이다
.
헛발질하는
칠월의 북한산 인수봉
정상에서 부는 바람은
견디기 힘든 나약함임에도
.
능선과 바위마다
온통 칠월의 피난민으로
가득한 웅성거림의 여름
산 아래의 세상은 정복된
정상만 못한 것이더냐며
.
온갖 자만을 떨어 보았다가
계곡물에 옳고 그름 오만과
허영을 함께 씻고 칠월에서
첨벙첨벙 나온 여름
그 칠월이 세상을 삶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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