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가을 강 본문
가을 강
은월김혜숙
한참 만에 비가 왔다
그해 초가을에도 비가 왔고
난 삼청공원 내 어린 산책로를
찾아가 그 단풍잎을 보고
괜시리 눈물이 났다
갓 붉히는 나뭇잎에
내 깊고 바닥까지 떨어진
내 청춘의 낙하를 보고
갈 수 없는 그 고지를 체념했던
가을 강
그때의 그 하늘 강에
내 꿈이 함께 떠내려가고
지금 어느 곳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가을비가 내려
메마른 내 가슴에 차곡히 채워져
노를 저어 갈 것처럼 옛 하늘 강
내 나이만큼 깊어진 그 강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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