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겨울 (13)
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첫눈 오는 날
첫눈 오는 날 누군가를 떠올려야 하는데 누군가라는 추억이 난 없다 그 누군가가 꼭 이성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난 80년대 초 어린 시절 사직동 골목길에 남루한 그 보헤미안의 누더기를 걸친 빙판 위를 아스라하게 걷고 또 걷는 한 사내만 생각난다 그가 무엇 때문인지 집을 나와 ..
겨울
2017. 12. 2. 21:21
겨울이 오고 눈은 내리고
새벽에 폴폴 날리는 눈의 투영을 보게 되고 난 뭔가 궁리가 가득한 미소 짓는 나무들을 본다 . 이제는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겨울 속내가 깊어 가면 간혹 한 벌씩 입어보는 흰 솜저고리와 바지 한 벌씩 껴입곤 하겠지 때론 한낮의 후끈한 태양의 열기에 못 견뎌 솜저고리와 바지는 물기둥..
겨울
2017. 11. 24. 02:20
겨울로 달아난 허무
바라보는 쪽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닌데 그께로 가는 하늘가 날갯짓은 한없이 태평양을 건너가는 무게로 꾸역꾸역 지나쳐 가는 기러기 마음 . 헐벗지 않으려고 옷가지를 움켜쥐고 있다가 끝내 내주면서 발등만이라도 동절기를 견디겠다고 차곡차곡 덮어내는 그 초겨울의 입구 간판은 하얀 집이라고 한다 손상된 외장 하드 자료 몽땅 날아간 하얀 겨울 눈발 붉게 붉게 등불을 켠 아차산은 내게로 향해 웃자 하고 난 허무가 가득 . .
겨울
2017. 10. 30. 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