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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세상이 널 배신해도 그 음미의 미각과 향은 날 배신치 않음이요 잎사귀에서 우러나오는 혀 끝의 사랑은 그 열매나 그 꽃의 슬픔과 가여움을 달래주는 보배로다 보배 천지지간 은혜로다 ㅡㅡㅡㅡ 한국 茶와 서양 洋湯국으로 혀 즐감하는 날
깊은 밤이네요 겨울 찬바람도 들기 전에 벌써 마음엔 몸 시린 겨울 한파에 돌입되고 갈수록 빈곤한 마음에 소심한 마음을 움츠리며 지절로 마음 가난에 몸서리치게 됩니다 . 겉옷도 못 입은 나무 사이로 칼날에 밸 듯 동장군을 데려와 바람과 함께 사지를 스치며 가끔은 서리꽃을 피워 상고대로 고문을 하는 겨울은 참으로 냉정한 것입니다 . 누군가 추위에 떨며 손을 내밀 때 따뜻이 잡아 주는 때가 겨울 같습니다 . 그런데 어떤 시인은 세상이 싫었나 봅니다 사는 것은 이런 때도 저런 때도 있으니 그 변화무상함 때문에 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사랑할 때는 촛불처럼 가련하기만 한 사람도 싱싱한 숭어처럼 펄떡이는 가슴이 되어버리고 그 가운데 향긋한 체취에 붉은 꽃송이처럼 밀려듭니다 파도가 세차게 달리는 초고속으로 쏴아 부딪고 그리고 온전한 나에서 나와 나란히 될 때 사랑은 내 옆에 있습니다 사랑은 무조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이해로부터 날 온전히 보듬어야 옵니다
아버지는 9살 때 어머니는 13살 어린 나이에 부모 다 잃고 4명의 어린 동생 뿔뿔이 흩어져 친척 집 지인 집에 맡겨지고 산간 절간 사미승으로 주린 배 채우면서 입술을 깨물며 두 주먹 불끈 쥔 개암사 뒤 우금 바위에 올라 목이 터져라 울분을 토해내고 결심한 삶 사내의 뒷모습은 짙푸러 다시 찾아와 사천왕을 바라보며 그렁그렁 맺히고 어린 동생 하나하나 자기 삶 찾을 때까지 이를 악물고 견뎌낸 세월이 개암사 녹차잎처럼 덖그고 덖근 세월 배롱나무 호랑가시나무 그 생의 견딘 만큼 깊은 뿌리의 보람이 청청하고 꿋꿋해서 잘 살았다 보듬는다 법당에 조아린 애틋한 시간만큼 덧없던 세월 다 보냈으니 절 마당에서 고개 들어 허리춤에 얹은 양손과 두 다리 벌리고 해냈다고 외치는 조용한 승전고 우금 바위의 김유신과 소정방의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