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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이러저러 분주한 9월이 시작되고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고도를 기다릴 듯 그 옷깃에 살살 찾아드는 선득한 기운 . 그 범접할 수 없는 촉감이 볼을 스쳐가는 촉 그촉 빠르게 마음을 소매치기하는 절기 . 청춘은 그랬다 오든지 말든지 내던져 두었고 중년은 그랬다 소소히 다가오는 일상에 꼼꼼히 챙겼고 . 노년은 그랬다 매사가 그리움뿐 마음은 내 곁에 두어도 새어 나가고 마는 . 그렇게 절기는 변함없는데 우리만 퇴화되어가는 그럴지언정 살아갑니다
어느새 긴 병균 전쟁으로 눈만 뜨면 확진자 점점 좁혀오는 내 근거리 눈에 파란빛이 돌고 눈 아래 덮개를 하고 서로 쏘아본다 한때 시건 풀린 들소처럼 야생하던 우리는 한생을 접어내는 계절 앞에 꽃과 나비도 사라져 가고 나무의 낯빛은 점점 변해가데 그 누구의 탓에 걷혀 버린 실연처럼 언제쯤 제자리에 설까 코로나가 세상을 바꿨다
사랑할 때는 촛불처럼 가련하기만 한 사람도 싱싱한 숭어처럼 펄떡이는 가슴이 되어버리고 그 가운데 향긋한 체취에 붉은 꽃송이처럼 밀려듭니다 파도가 세차게 달리는 초고속으로 쏴아 부딪고 그리고 온전한 나에서 나와 나란히 될 때 사랑은 내 옆에 있습니다 사랑은 무조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이해로부터 날 온전히 보듬어야 옵니다
골목길에 오토바이 소리 자전거 찌링소리 아파트 놀이터 아이들 까악ㅡ대는 소리 24시 마트 탁자에 마주 앉은 주당들 소리 건너편 호프집에서 새어 나오는 시끌샤끌한 소리 세탁소 앞 평상에 두런두런 서넛 모인 주민 소리 부동산 문 열리며 이사 갈 사람 이사 올 사람 마주 숙이며 악수하는 모습 골목길 꽃들의 철철 피어나는 소리 자동차 크락션 우렁찬 소리 일상이 무너졌다 마스크에 가려 의심의 눈초리 서로 서로 겁먹은 듯 넘겨보는 것들 오늘도 내일도 불온한 삶 같이 한다는 것이 무너진 애타는 삶 정이 그리운 오늘의 삶 울창한 숲은 그대로인데 한걸음 떼고 손 뻗는 안타까운 일상 . [ 일상이 그립다 ] ㅡ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