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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성

우린 왜 잃고만 사는 것일까

은월 김혜숙 2016. 6. 13. 17:11

 

 

우린 왜 잃고만 사는 것일까

 

 

                        은월 김혜숙

 

아무나 붙잡고 내 것을 내놓으라 해본다

아무래도 미쳤다 할 것이며 네 것이 무어냐 묻겠지

 

나의 지난 것 나의 미래의 것

그런 것들이 남에게 넘어간 것으로만

우리는 믿고 산다

 

미련-

욕심-

희망 등등-

자기에게 뭐든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으라고 떼쓰는 현실이 되어있

 

어제는 어느 여인을 먼 곳으로

이유 없이 먼 여행 보내고

얼마 전에는 어느 사내가 펑펑

나무를 붙잡고 운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놓으라고

허락도 없이 아무 내력도 없이

내 물건인 양 삶을 가져가고 되살릴 수 없는

도탄 塗炭으로 내몰고 이유 없다 한다

 

잃고 산다는 것이 그리 간단하다니

개미의 삶도 아니고 하루살이 삶도

아니고 사는 게 그리 간단하면

차라리 그자리에서 나무가 되는 것

철저히 나무가 되는 것

 

넋 없이 바라본 것이 참 생각이라면

멀리 잃어가도 다시 돋아나는

나뭇잎으로 새로 돋는다 믿고 싶다

상처받지 말고  또다시 잃고 살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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