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하루

 

 

 

낮게 낮게 겸손하게

검고 검게 어둔하게

깊게 깊게 숨어들게

그렇게 온 비

 

활짝 갠 오늘이 골똘하다

창공에 드리운 채

내려다보며 빛이 있으라

세상에 내린 무량한 날

그러한데 나는 모르고 넌 안다

 

 

≪낯선 하루≫-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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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 같은 비에 푹 젖었던

지난 시간이 활짝 개어

말끔히 씻긴 건축물마다

손을 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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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대로인 것이

어쩐지 안도감이 든다

멀리 능선을 따라 걷는

소나무도 그대로 내 옆에

안락의자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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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하루는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왔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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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하루-2> - 은월 김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