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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먼 길
먼 길 은월 김혜숙 날 좋은 날 마당 한가운데 호박 썰어 말리다가 덩그러니 가슴 구멍 숭숭 내가며 시간을 말리고 산 것을 알았다 살면서 돌덩이를 겁 없이 차며 걷다 걸을 때마다 묻는 언어의 절름거림을 탓하면서 남 탓으로 내몰았고 몰두해온 시간을 촘촘히 모으지 못해 뼈 구멍 숭숭 어설프게 말린 뒤틀어진 세월만큼 언어의 다리는 몸체를 끌고 수만 리 길을 걸어왔으니 관절만 쑤시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리고 감성
2017. 5. 2. 17:15
환상
환상 은월 김혜숙 너 때문에 울었어 너 때문에 웃었어 너 때문에 죽고 싶어 너 때문에 살고 싶어 너 없이도 살 수 있고 너 있어도 살고 더 살아 헌데 그게 내 것이 못되네 늘 내게 있다가 떠나지 그래서 늘 모자란 게 돈 돈 거대한 꿈이야 갈급한 기도네
그리고 감성
2017. 4. 1. 22:31
어깨
어깨 은월 김혜숙 뒷간에 닭 울음 앞마당에 소 울음 할 일은 태산 같고 살림은 누추하니 다듬잇돌에 어깨 두고 내리치네 부셔가네 고추 당초 맵고 매워 옥양목에 풀 먹이고 이 맘 저 맘 착착 접어 다둑이고 다둑이네 어머니 어깨 잠들 날 언제 인고, 잠든 자식 차고 자는 이불 당겨 덮어두..
그리고 감성
2017. 3. 26.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