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가을 (67)
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가을 강
가을 강 은월김혜숙 한참 만에 비가 왔다 그해 초가을에도 비가 왔고 난 삼청공원 내 어린 산책로를 찾아가 그 단풍잎을 보고 괜시리 눈물이 났다 갓 붉히는 나뭇잎에 내 깊고 바닥까지 떨어진 내 청춘의 낙하를 보고 갈 수 없는 그 고지를 체념했던 가을 강 그때의 그 하늘 강에 내 꿈이 ..
가을
2016. 9. 27. 13:26
오목해지는 날
오목해지는 날 은월 김혜숙 하루하루 달그락대고 밤이 되면 밀려드는 무게감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기서 깊숙이 세월 싸매고 우왕좌왕 시간이 흐르면 뭘 했을까 뒤돌아본다 우물을 파고 몸에서 샘이 솟아나는 피로감이 오목하게 똬리를 친다 가을 탓해야 하나 계절이 삐거덕 싸리문을..
가을
2016. 9. 23. 20:06
가을 교실 출석부르기
둘레길 올라서서 한 발 두 발 오르는 길목에서 출석을 부르기로 했다 . 둥굴레 애기똥풀 구절초 도꼬마리 산초 밤나무 성수리나무 소나무 떡깔나무 까치 다람쥐 청솔모 참새 들개 들고양이 눈에 띄는 알 만한 것들이 대답을 척척 한다 . 자리를 펴고 배를 채우고 나니 낙엽은 요를 깔아주며 하늘이 이불을 내주고 쉼을 권한다 . 누워서 천장 문을 내고 보니 나무 사이로 빠끔 내다보는 구름 한 점이 윙크하며 지나간다 간혹 벌과 나비들이 바삐 나와 상관없는 자기들만의 일상으로 내겐 관심 없는 게 아닌가 그들에게도 출석을 부르고 싶어졌다 . 《가을 출석부》 . #시집ㅡ66p #어쩌자고 꽃 #도서출판 움
가을
2016. 9. 16. 15:26